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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문호칼럼4)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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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문호 댓글 0건 작성일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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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배문호 도시계획학 박사
(주거복지연대 이사, LH 부장)

 

  전세제도는 해방 후 민법이 제정될 때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그동안 민간에서 예로부터 관행으로 실시된 채권적 전세를 법률적 개념으로 ‘전세권’이 도입하면서 신설된 제도이다. 그러나 보통 집주인들이 전세권설정등기를 잘 해주지 않기 때문에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에 의한 ‘채권적 주택전세’를 사람들은 통상 전세로 알고 있다. 전세는 선진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잘 정착된 주택시스템이다.
  최근 전세주택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주거불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금년에 접어들어 전국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비율(전세가율)이 70.6%에 이른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것은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서민들 주거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전세제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먼저, 최근 낮은 은행금리(2015년 3월 현재 기준금리가 1.75%에 불과하다)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싶어 하는 집주인이 크게 늘어 서울과 부산의 일부지역에는 임대매물의 60~70%이상이 월세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은행에 정기예금 한다면 저금리로 인하여 큰 이익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만약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다면 은행금리보다 훨씬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전세주택의 월세나 반전세로의 전환 추세는 우리 부동산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시기에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이후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에서 집값이 장기적으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제도는 기본적으로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부동산제도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임대주택시장의 85%가 개인이나 일부 민간주택사업을 하는 다주택자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전세주택은 전세기간 동안 월세수입을 포기하는 대신에 초기투자비용을 전세금만큼 줄일 수 있고, 집값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매각할 때 자본이득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계속 상승하지 않는다면 집주인들이 전세를 놓을 이유가 없다.
  셋째, 세계금융 위기이후 집값은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전세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2014년에 전세가격은 대폭 상승하였다. 이는 주택매매 수요는 줄고 전세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에 더하여 저금리로 인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수급의 불균형으로 전세가 부족하여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올려 줄 목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보증부월세나 월세주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세주택의 월세화현상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큰 축을 이루었고,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인 전세가 사라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 그렇지만 큰 틀에서 전세제도가 월세제도로 변하고 있다는 트랜드는 부동산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최근 전세시장 불안, 월세화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곧 마련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여기에는 임대계약청구권 강화, 네덜란드, 영국, 독일처럼 임대기간이 10년 이상인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 그리고 전세금 수준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등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우선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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