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올봄에도 감자농사는 계속됩니다."

주거복지연대가 농업, 농촌과 관계맺고 도시와 농촌이 끊어진  것을 일자리와 봉사로 잇고 참여자 주거안정을 실현하고자 시작한 것이 10년 쯤 됩니다. 노숙인시설의 취약계층과 sh공사 입주민, 은퇴자를 모집하여 경북 청송군과 전남담양군, 충북단양군에 들어가 일을 했습니다. 이중 가장 오래한 곳은 단양이었습니다. 군청농정과 협의하여 주복연은 일손을 제공하고 단양군은 약 2,000여 농가를 대상으로 수요파악과 연계 그리고 숙박제공을, 농가는 식사와 일당을 주는 구조였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재해 등 사건사고로 힘들었지만 귀농귀촌인구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급감하여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언젠가 다시할 때는 다른 버전으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2020년 경기남부이석훈지사장님과 박연옥평택지부장님의 도움으로 평택시 고덕면 동청리 땅 150여평을 무상임대하여 봄에는 감자, 고추, 상추, 호박, 가지 등 여러작물을 심었습니다. 주복연 회원들과 함께 6미터짜리 컨테이너 2개를 설치하고 땅을 고르고 골을 내고 거름과 비료, 굼뱅이약을 치고 열심히 심었습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자주 찾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작물은 비교적 잘자랐습니다. 수확도 좋았구요. 감자같은 경우는 수원의료원과 우만영구임대단지 입주자분들에게 각 50박스씩 기부하여 코로나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인들과 취약어르신들에게 힘과 용기를 드렸습니다.

지난 겨울 이 동네에서 볏짚을 가공생산하는 공장 사장님이 주복연이 농작물을 재배해서 어려운 사람들과 나눠먹는다는 것을 아시고 "농사를 더 지을려면 빌려드릴 수 있다"고 해서 자그마치 밭 700평을 무상으로 빌려주셨습니다. 오랫동안 방치해온 곳이어서 풀과 잡목들이 가득하여 솔직히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거리도 멀지않고 하천옆이어서 바람도 덜 불고 주차공간도 충분하여 빌리기로 하고 6미터짜리 컨테이너를 옮겨놨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몇년간 모아두었던 볏짚퇴비 약 두차분량을 뿌려놨습니다.

2021년 봄, 3월 8일 주복연회원님 농가 사장님께서 트랙터를 몰고와서 흙을 깊고 잘개 부수는 로터리작업을 무려 3번이나 돌렸습니다. 묵은 풀이나 덤불이 많고 기계사이로 끼여 쟁기로 골을 낼 수 없을 정도여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9일에는 퇴비20키로짜리 50포를 충분히 뿌려줬고, 20기로 복합비료도 10포를 뿌렸습니다. 굼벵이약도 20포 줬습니다. 알다시피 감자는 거름이 충분해야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돌이 많아 엄청나게 골라내고 비닐이나 프라스틱 쪼가리들을 줏어냈습니다. 골과 골 사이의 두둑을 덮는 비닐3개를 가져와 6줄 정도 덮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줄이 100미터는 되는 것 같습니다. 한사람이 비닐을 풀며가면 남자 둘이 뒤에서 삽으로 흙을 파 덮어주면 여자분들이 나머지 들뜬 부분을 마저 덮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해가 지고 컴컴해질 때 까지 했지만 끝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석훈지사장님, 백연옥지부장님 그리고 친언니분들 3분 모두 다섯명이 하루종일 아주아주 고생을 했습니다. 저도 힘껏 일했습니다.  사가지고 온 드링크 한병씩 드려 조금의 피로를 풀고 저녁먹고 하루일과를 마쳤습니다.